영화 ‘디스클로저 데이’ 속 UFO 이야기

 최근 역대 최고의 영화감독으로 뽑히기도 하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 영화가 개봉을 했다. 과거 미지와의 조우, E.T, 우주전쟁 등 걸작 SF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인 만큼 이번 영화가 SF 장르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많은 기대를 모았다. 물론 개봉 후 평가가 갈리면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타났지만 영화 속에 흥미로운 주제가 담겼다는 점은 확실하다. 외계인과 UFO. 음모론으로 대표되는 이 두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니 보기 전에 UFO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가면 좋지 않을까.

디스클로저 데이 포스터 (유니버셜 픽쳐스)


UFO란 무엇인가 – 단순한 음모론?

 UFO는 Unidentified Flying Object의 줄임말로 흔히 ‘미확인 비행물체’라고 표현한다. 이름 그대로 비행하는 것 중에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다만 현대에 와서는 이 단어 자체를 외계인과 결부시켜 생각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여기서 비슷하게 사용되는 단어가 바로 ‘비행접시’다. 재미있는 것은 이 단어가 실제 목격담과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1947년 6월 24일. 미국의 사업가였던 케네스 아놀드는 개인 경비행기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맑은 하늘에서 비행 중이던 그는 왼쪽 부근에서 마치 거울에 반사된 빛처럼 보이는 불빛의 깜빡임을 발견했다. 그 정체불명의 불빛을 확인한 결과 무려 9개의 광원이 보였다. 처음에는 새들이 무리 지어 날아가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을 봐서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주변 공군 기지에서 만든 신형 비행체가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지만 날개나 다른 부속 부품의 형태가 보이지 않았다. 아놀드는 이 목격담을 다른 조종사들에게 알렸고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성공한 사업가였던 그의 입에서 나온 목격담이기 때문에 나름의 신뢰성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 가지 해프닝이 벌어지는데 아놀드는 기자들에게 ‘접시가 물 위로 튀어 오르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말했으나 이를 받아 적으면서 ‘비행접시’라는 단어로 재탄생하였다. 그가 본 형태와 전혀 다른 이미지의 단어로 알려진 아놀드의 목격담은 이 ‘비행접시’라는 단어의 시작을 알렸다.

케네스 아놀드와 그가 보았다고 주장하는 비행 물체의 그림


 아놀드의 관측 바로 한 달 뒤인 7월 3일. 뉴 멕시코주 남동부에 위치한 로스웰에서 UFO의 잔해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어오면서 외계인에 대한 관심도는 그야말로 폭증했다. 특히 이 사건은 미 정부가 진실을 은폐했다는 음모론이 퍼지면서 유명해졌다. 미군에서는 기상 관측용 기구의 잔해를 수습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외계인의 사체를 목격했다는 인물도 등장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논란을 불러왔다. 외계인이 지구를 지켜보고 있다는 상상이 실제가 아닌가 하는 걱정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로스웰에서 수거했다는 비행 물체의 잔해. 미 공군에서 직접 공개한 사진이다.


 재미있는 점은 1947년 일련의 사건 이후 비행접시 모양의 미확인 비행물체를 관측했다는 진술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정작 아놀드가 관측한 UFO는 접시 모양이 아니었다. 잘못 알려진 인터뷰를 토대로 사람들의 인식에 남게 된 ‘접시 모양’이 그대로 이후 목격 진술에 등장한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었다. 실제로 사진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은 초점이 어긋난 물체 또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구름이나 비행기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새롭게 공개한 미확인 이상 현상?


 이처럼 UFO는 외계인에 이어 음모론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 단어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예상 밖의 부작용이 만들어졌다. 단어의 선입견이 너무 강해진 것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 물체를 연구한다고 하면 자동적으로 외계인을 연구한다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는 해당 연구를 진행하는 것에 어려움을 만들었다. 결국 미국은 단어를 바꾸는 선택을 했다. 2020년, 미 해군과 국방부가 공식 문서에 UAP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Unidentified Aerial Phenomena의 약자로 미확인 공중 현상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이후 의미를 확장하여 현재는 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a. 즉 미확인 이상 현상이라는 뜻으로 정착되었다. 이는 단순히 외계에서 온 물체만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확인할 수 없는 원인 불명의 이상 현상을 포괄하는 것이었다.

 단어가 변경되었지만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2020년 미 국방부의 UAP 영상 자료가 공개된 이후 2022년부터 해당 내용에 관한 공개 청문회가 이어졌다. 청문회에서는 미군 조종사들이 목격한 실제 사례들이 공개되었으며 의회 역시 이 문제를 단순 외계인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 ‘국가에서 확인이 불가능한 이상 현상’이라는 의미에서 안보 문제로 접근하고 있었다. 그러다 2023년에 열린 청문회에서 전직 미 공군 정보 장교인 데이비드 그루쉬가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미 정부는 외계 우주선을 실제로 확인했으며 그 안에서 외계인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회수했었다는 내용이었다. 당연하게도 해당 내용은 큰 화제를 불러왔다. 다만 증언만 있을 뿐이고 확실한 물증은 없었으며 미 정부에서 곧바로 해당 내용을 부인하고 나섰다. 안보 문제로 흘러가던 UAP 관련 내용이 다시 음모론으로 잠식되었다.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데이비드 그러쉬


 이러한 상황에서 2026년 2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정부가 보유한 UFO, UAP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지시를 내리겠다는 글을 업로드했다. 실제로 그 이후 절차가 개시되었으며 지난 5월. 161건의 관련 자료가 대중에 공개되었다. 여기에는 1940년대부터 2025년까지 세계 곳곳에서 수집된 기록이 담겨 있었으며 아폴로 우주선에서 목격한 이상 현상까지도 포함되었다. 다만 이번 공개 역시 외계인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는 담겨 있지 않았으며 오히려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한다는 것에 좀 더 중점을 둔 이벤트였다. 천문학계 역시 외계 생명체에 대한 내용으로 크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SETI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외계 생명체 연구의 선두 주자인 미국의 천문학자 세스 쇼스탁 교수는 외계 생명체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여전히 없다면서 기존과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SNS


 외계인과 UFO.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에서 우리는 이 둘을 같은 테두리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잘 파고 들어가 보면 단순하게 외계 문명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안보 문제, 정부의 투명한 자료 공개 등 전혀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정말로 이 UAP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오랜 기간 인류가 알아내지 못한 모든 현상들을 전부 기기의 오류 혹은 착각으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 인간은 자신이 해석할 수 없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인지적 종결 욕구’라고 부르는 이 개념은 어떠한 정보 앞에서 복잡하고 모호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명확하고 단정적인 결론을 쉽게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정체를 알기 어려운 현상을 ‘외계인’이라는 단어로 쉽게 설명하려는 성향 역시 이 ‘인지적 종결 욕구’로 설명할 수 있다. 과학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바람직하지는 않다. 언제나 반론의 여지가 있는 과학에서 쉽게 결론을 내리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접근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UAP 영상은 짧고 알아보기 힘든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이 작은 정보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이유는 없다. 우리에게는 아직 정보가 더 필요한 것이다.

아폴로 12호에서 촬영한 UAP의 모습


 이 광활한 우주 속에 우리만 있으리라는 법은 없다.라는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외계인들이 우리에게 비행접시를 타고 나타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인간들은 그동안 많은 방면에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왔다. 과연 이 UAP에서도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언젠가 더 많은 정보를 토대로 이 정체불명 현상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그 답이 외계인이건 또 다른 자연 현상이건 인류는 또 다른 미지의 영역을 정복하는 순간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참고자료

  1. 디스클로저 데이. 스티븐 스필버그. 유니버셜 픽처스. 2026
  2. 김영호. 2026. 또 ‘UFO’ 언급한 트럼프 “곧 많은 것 공개한다…매우 흥미로울 것”. 동아일보
  3. 박선민. 2026. 트럼프, 또 UFO 자료 공개 예고… “매우 흥미로울 것”. 조선일보
  4. 한영혜. 2026. 美정부 ‘UFO 파일’ 공개…트럼프 “재미있게 보고 즐기길”. 중앙일보
  5. 키스 쿠퍼. 2026. How should we handle alien detection in a world of AI, deepfakes and social media? This committee is writing the rulebook. SPA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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