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의 국장 재러드 아이작맨은 지난 2월 21일 SNS를 통해 3월 초에 발사할 예정이었던 아르테미스 2의 발사가 4월 중으로 연기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번이 벌써 두 번째 발사 연기였다. 작년 말부터 큰 기대를 모으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부활한 유인 달 탐사 미션 아르테미스. 과연 무슨 문제가 있었길래 계속해서 발사 연기만 되고 있는 것일까. 과연 아르테미스 2는 발사될 수 있을 것인가?

발사 전에 해야만 하는 것들
로켓이 발사되기 전에는 꼭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 있다. 연극이나 뮤지컬에서 의상과 분장을 모두 입고 실제 무대처럼 진행하는 마지막 연습을 드레스 리허설이라 부른다. 이와 똑같이 로켓 발사만 제외하고 그 직전까지 모든 과정을 똑같이 진행하는 연습 역시 드레스 리허설이라고 부른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여기에 한 가지 단어가 추가된다. 바로 ‘wet’라는 단어이다. 웻 드레스 리허설(WDR: Wet Dress Rehearsal)은 로켓 탱크에 액체 추진제까지 채워 넣어서 진행하는 연습 과정을 뜻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연료는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70만 갤런(260만 리터가 넘는다.)이 넘는 엄청난 양의 액체 연료를 소모하면서도 이 과정은 꼭 진행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은 고체 연료 로켓과 다르게 발사 직전에 연료를 주입해야 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매우 낮은 온도의 액체 산소(-183도)와 액체 수소(-253도)를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에 배관이나 기타 로켓의 금속 자재들의 안정성 검증이 꼭 필요하다. 이는 과거 미국이 달에 사람을 보낼 때 사용했던 새턴V 로켓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실제로 그 당시에도 연료를 주입하면서 상태를 보는 WDR을 진행했었다. 아르테미스 로켓은 새턴V 로켓과 달리 액체 수소와 산소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한다. 이런 관계로 아르테미스 로켓에서도 WDR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였으며 지난 2월 2일에 진행된 1차 WDR에서 액체 수소 주입 도중 누출이 발견되어 발사가 연기되는 것은 당연한 처사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 2월 19일에 종료된 아르테미스 2의 두 번째 WDR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번 3월 발사 연기는 어디서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로켓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
우리가 흔히 로켓이 발사되는 것을 생각하면 연료가 엄청난 굉음과 함께 아래로 뿜어져 나오면서 반작용으로 떠오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아래로 뿜어져 나오는 것은 연료 자체라기보다 연소하면서 생성된 고압의 배기가스이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면 물이 만들어진다. 다만 로켓 안에 존재하는 것은 일반적인 수소와 산소가 아닌 액체 수소와 산소이며 이를 엄청난 압력으로 밀어낸다. 그 과정에서 온도가 수천 도 이상 올라가며 물이 증기가 되어버린다. 이 증기 가스가 분출되면서 올라가는 것이다.

매우 단순하게 나타낸 이 로켓 연료의 작용에서 빠지면 안 되는 재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헬륨’이다. 헬륨은 로켓의 연료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급속도로 액체 수소와 산소가 빠져나가면 연료 탱크 안쪽의 압력에 변화가 생긴다. 강한 압력으로 이 연료를 계속 밀어 넣어야 하는데 압력에 변화가 생기면 그 컨트롤이 매우 어렵게 된다. 이때 헬륨이 그 빈자리를 채운다. 압력 유지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2월 19일에 종료된 WDR에서는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후 이 헬륨 흐름에 이상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결국 아르테미스 2의 3월 발사는 포기 단계에 이르렀다. 발사대에 섰던 로켓은 다시 격납고로 돌아가야만 했다.
고치고 바로 발사하지 않는 이유는?
만약 로켓에서 발견된 해당 문제가 금방 고쳐질 수 있는 문제라면 고쳐지는 대로 발사하면 되는 것 아닐까? 헬륨 흐름에 문제가 발견된 건 2월인데 왜 3월 안에 발사를 못한다고 단정 지은 것일까. 물론 첫 번째는 수리가 완벽하게 될 수 있는 때가 언제인지 확답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달에 가는 로켓을 아무 때나 발사할 수 없다는 점이 있다. 분명 매번 하늘에서 보이는 달인데 왜 가는 날짜가 정해져 있어야 하는 것일까.
로켓에는 그 용도에 따라 ‘발사창’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작년 11월에 발사한 누리호 4차 발사가 야간에 진행되어야 했던 이유도 이 발사창과 관련이 있었다. 탑재된 인공위성이 오로라를 관측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시간에 특정 위치를 지나야 했다. 이를 위해 계산된 발사 시간이 야간이었던 것이다. 달 탐사의 경우에도 이 발사창이라는 개념이 강하게 적용된다. 달에 가는 미션에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지구와 달의 위치에 태양의 위치까지 전부 다였다.

달과 지구의 위치는 궤도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사용된다. 특히 유인 탐사의 경우 하이브리드 자유 귀환 궤도(Hybrid Free Return)라는 것을 사용한다. 우주에서 있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달의 중력을 이용하여 지구로 돌아올 수 있는 궤도를 자유 귀환 궤도라고 부르는데 여기에 일정 연료를 사용하여 궤도를 조정한 것이 하이브리드 자유 귀환 궤도이다. 아폴로 미션 때부터 사용하던 궤도로 13호에서 문제가 생기자 이 자유 귀환 궤도를 이용하여 지구로 돌아오는 것에 성공하기도 했다. 아르테미스 2의 경우 하이브리드 자유 귀환 궤도를 사용하며 이를 위해 발사창에도 어느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
태양의 위치도 생각해 봐야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달에 가야 하는 오리온 우주선에는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이 달려있다. 전력 공급을 위해 우주선은 태양빛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그런데 궤도 상으로 태양이 가려지는 위치에 있게 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리하여 우주선이 어둠 속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시기를 선정해야 한다. 결국 아르테미스 2가 3월 발사가 어려워진다면 당장 가까운 4월의 발사창을 이용해야 한다. 4월에 계산된 발사 가능 날짜는 1일, 3~6일 마지막으로 30일이다.
로켓 발사에서 일정 연기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르테미스 1 역시 무인 우주선임에도 WDR을 4차례 실시했으며 발사대에서 다시 돌아온 것만 3번이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아르테미스 2는 유인우주선이니 훨씬 더 안전을 고려하여 깐깐한 기준으로 검사할 수밖에 없다. 이미 NASA는 챌린저, 콜롬비아호라는 비극을 겪으면서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뼈저리게 느낀 조직이다. 5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다시 달에 사람이 간다는 이목이 집중된 시기에 발사 후 문제가 생기는 것은 더욱더 치명타로 다가올 것이다.
아르테미스 2의 발사는 당장 4월이 아닐 수도 있다. 더 늦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말자. 달은 항상 우리 머리 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50년을 기다렸는데 고작 몇 달을 기다리지 못할까. 저 달을 향해 인간이 다시 가는 날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그 기대감을 안고 이 기다림을 즐기면 될 것이다.

참고자료
- 브랫 팅글리. 2026. NASA’s Artemis 2 mission: Everything you need to know. SPACE.COM
- 마이크 윌. 2026. NASA’s Artemis 2 moon rocket has a problem and it’s leaving the launch pad. Don’t expect a moonshot in March. SPACE.COM
- 이안 토드. 2026. Artemis II – NASA says it’s fixed the fuel leak, putting the Moon mission on course for a March launch. BBC Sky at Night Magazine
- 이안 토드. 2026. Why can’t Artemis II just launch right away? This is what it takes to get astronauts to the Moon and back. BBC Sky at Night Magazine
- 브룩스 멘덴홀. 2026. Artemis 2 wet dress rehearsal: What is it and what happened?. Astronomy.com
- 김민재. 2026. 52년 만에 달 궤도로: 아르테미스 II의 도전. The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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